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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_review

영화 하이힐 넷플릭스, 신이 잊은 남자

by JWdiary 2021.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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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지욱(차승원)은 범죄조직들 사이에서도 전설적인 존재의 강력계 소속의 능력자였습니다. 현장을 덮쳤다 하면 현란하고 강력한 피지컬로 범죄집단을 일망타진 해버리고 마는 존재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강렬한 외모와 현장제압 능력을 모두 갖춘 지욱에게는 사실 비밀이 있었습니다. 그렇게도 강인한 면모를 갖추고 있었지만, 정작 내면에서는 자신을 남자로 받아들이기 힘든 상태였던 것입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말입니다.

그러한 자신을 감추기 위해 더욱 더 거친 모습으로 형사 생활을 하며 레전드까지 되었지만, 언제까지 억누르던 본능을 감출 수 있을지 자신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언제나 과묵하게 늘 홀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의 가슴 속에는 언젠가 경찰 일을 관두고 성전환수술을 해서 진정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주변은 그를 더욱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강력계 형사들 뿐만 아니라 범죄조직에서도, 심지어 조폭조직의 2인자인 허곤까지도 어느 날 그의 무술실력을 보며 넋이 나갈 정도로 반하고 맙니다. 이후 자신의 꿈을 위해 형사 일을 그만두게 된 지욱에게 손을 내밀게 됩니다.

 

막상 형사 일을 그만 두기는 했지만 수술비가 필요했던 지욱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잠시 허곤의 조직과 손을 잡게 되어 그의 일을 도와주게 됩니다. 그리고 수술비를 마련한 지욱은 새로운 인생을 찾기 위해 출국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한 번 맛을 본 허곤은 그를 놔줄 생각이 없었습니다. 첫사랑의 여동생이었던 장미를 인질로 삼아 지욱을 협박합니다. 결국 출국길에서 돌아선 지욱은 장미를 구하기 위해 조폭조직의 본거지로 향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모델 출신으로 성공한 그리고 차주부로 불리며 섬세한 면모까지 보여왔던 배우 차승원이었기에, 남성미 넘치는 캐릭터의 성정정체성의 혼란을 그려내야 하는 어려운 주제를 잘 살려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생소했던 분야인 블랙코미디물 '킬러들의수다'를 선보이며 일약 스타감독으로 떠올랐던 '장진'감독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사실 트랜스젠더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는 대부분 성적인 부분에 포커싱을 하다 보니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무언가 갖게 되는 호기심 이상의 것을 느끼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2013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성소수자의 입장을 정반대의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여 내어 세련된 스토리 전달을 해주고 있습니다. 장진 감독과 차승원 배우의 콜라보가 아니었다면 불가능 했을 까다롭기 그지 없는 소재인 것입니다.

 

영화 내내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지 못하여 슬픈 모습에 빠져 있는 지욱의 모습을 차승원은 훌륭하게 소화해 냅니다. 거칠지만 섬세한 감정선을 잘 살려내며,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하나도 빠짐없이 충실하게 관객에게 전달합니다. 후반부 드디어 자신을 찾기 위해 떠나는 길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다시 돌아서야만 하는 슬프고도 결연한 결심을 하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충분히 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다만 특이한 소재를 매력적으로 잘 풀어갔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에는, 중간중간 내용의 개연성을 떨어트리며 툭툭 튀어나오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지욱의 어린시절을 풀어가는 부분과 허곤의 폭주장면 등이 대표적인 장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한된 시간의 영화 안에 많은 것을 담고자 했던 감독의 욕심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차라리 살릴 수 있는 부분에 더욱 임팩트 있는 전개를 주고, 버릴 부분은 과감히 버렸다면 흥행에도 상당한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행히 연기파 배우가 한 명 더 나와서 영화의 맛을 살립니다. 그간 순수한 이미지로 스타배우로 떠오르던 배우 오정세가 조폭연기를 자신만의 색깔로 완벽하게 소화 해냅니다. 극중 허곤 역을 만은 오정세는 지욱이 싸우는 모습에 홀딱 반하게 되고는 그를 영입하려 하고, 자신의 목적만 채우고 돌아서려는 지욱을 집착에 가까운 모습으로 붙잡아 두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하이라이트 씬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한국판 조커와 같은 광기가 섞인 표정연기로 극중 몰입감을 한층 더 끌어 올려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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