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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_review

넷플릭스 영화 차이나타운, 쓸모 있는지 증명해야 하는 곳

by JWdiary 2021.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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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력만으로도 믿고 볼 수 있는 배우 김혜수, 김고은이 출연하는 110분짜리 범죄드라마 입니다. 최근 그 동안 남성만이 맡아 왔던 캐릭터를 여배우가 소화하는 콘텐츠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차이나타운 역시 무겁고 어두운 배경이 대다수여서 그런지 과거에는 남성배우가 주를 이루는 분야였지만, 이번에는 배우 김혜수가 느와르 장르를 도전했습니다.

 

이미 '이대 나온 여자'로 대중에게 뚜렷한 인상을 남겼지만, 그것을 뛰어 넘는 연기력을 계속해서 보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김혜수는 언제나 그래왔듯이 또 한 번 새로운 장르에 도전을 했고, 역시나 멋진 모습으로 소화해 냅니다. 아름다운 외모의 여배우가 보통 선택하게 되는 캐릭터가 아닌, 거칠고 냉혹한 세월의 풍파를 보내며 어느새 나이가 지긋하게 들어가기 시작하는 캐릭터이기에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제부터는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혜수는 극중 차이나타운에서 수십년간 사채업과 인신매매, 브로커 심지어 장기매매 등 온갖 불법적인 일을 하면서, 자신의 구걸사업 및 수족으로 이용하는 아이들에게 '엄마'라는 명칭으로 불리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 중 일영(김고은)이라는 아이는 지하철역에 있는 10번 보관함에 버려져 있던 아이들 데려왔다 하여 일영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쓸모가 다하면 버려졌지만, 당찬 아이였던 일영은 본거지로 데리고 오게 됩니다.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어릴때부터 엄마에게 쓸모를 입증해야 살아갈 가치가 있는 생활을 해오던 일영은 어느 날 석현(박보검)을 만나게 됩니다. 석현은 엄마의 여러 채무자 중 한 명의 아들이었는데, 수금을 하러 갔다가 오히려 석현에게 파스타를 대접 받게 됩니다. 석현은 자신의 아버지가 돈을 빌려다 쓰고 필리핀으로 도망가 잠적을 했는데도, 해맑은 표정으로 밥을 먹겠냐고 권하는 캐릭터 입니다. 일영은 자신도 모르게 밥을 먹으며 편하게 수다까지 떨게 됩니다. 차이나타운에서 생활하면서 채권자와 채무자가 아닌 관계로 누군가와 시간을 보낸 것이 처음이었던 일영에게 석현은 내면의 인간미를 느끼기 시작하게 되고 차이나타운을 벗어난 평범한 일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게 됩니다.

 

일영이 속해있던 세상은 가장 차갑고 잔인한 곳이었습니다. 엄마라고 불리는 사람은 불법으로 입국하는 중국인들에게 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돈을 빌려주지만, 엄청난 고리대금으로 결국은 그들의 안구와 장기로 빌려준 돈을 회수해가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안에서 아이들은 조직에 쓸모가 있다는 것을 하루하루 증명해야만 살아 남을 수 있는 처지였던 것입니다.

 

그 동안 조직의 생활을 해오면서 남자와 구분 없이 다를 바 없이 지내왔던 일영은 길을 걷다 보이는 원피스가 눈에 들어 옵니다. 그런 일영의 변화를 감지한 엄마는 석현을 죽이라고 명령 합니다. 엄마 앞에서는 알겠다고 대답을 하지만, 이미 일영의 마음 속에 깊이 들어와 자리한 석현을 죽일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야반도주를 하게 되는데 금방 엄마에게 붙잡히게 되고, 그 자리에서 석현의 목이 그어지면서 죽게 됩니다.

 

석현과 시간을 보낸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난생 처음으로 행복이란 감정을 느꼈던 사람을 잃어버리게 된 일영은, 자신의 엄마라는 사람을 죽이게 됩니다. 그런데 왠일인지 엄마는 일영에게 순순히 죽어 줍니다. 그리고 비밀을 말해줍니다. 자신이 일영을 입양했다는 입양증명서를 알려주고는 숨을 거둡니다.

 

출처 : 넷플릭스

 

엄마 역시도 어린 시절에는 자신을 보살펴준 엄마라는 존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엄마를 죽였는지도 모릅니다. 그와 비슷해 보이는 악바리 근성의 아이를 데려온 것도 그 아이에게 순순히 목숨을 내놓은 것도 어쩌면 예상하고 각오했던 것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과거에 주를 이뤄왔던 남자 중심의 느와르물과는 다른 느낌의 영화 입니다. 폭력과 액션 위주에서 섬세한 감정선을 살린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잔잔한 흐름은 아닙니다. 느와르물에 꼭 필요한 어두운 세계에서 전개되는 우울한 긴장감을 유지한 채 갑자기 툭 튀어 나오는 잔인함은 명배우들의 연기력과 결합하여 충분히 볼 만한 가치를 선사 합니다. 실제로 차이나타운은 35회 황금촬영상, 35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52회 백상예술대상 등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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